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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좋은 이웃의 값은 얼마인가?’ 천만매린(千萬買鄰)

‘좋은 이웃의 값은 얼마인가?’ 천만매린(千萬買鄰)


     사진=셔터스톡



중국 남송 시대에 여승진(呂僧珍)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학문을 좋아했고 인품도 매우 훌륭했다. 


그가 지방 장관으로 부임하고 있을 때였다. 채소 장수를 하던 6촌 동생이 그를 찾아와 벼슬 한자리를 부탁하자, “어찌 친척 덕으로 벼슬을 얻으려 하느냐? 원래 하던 일을 열심히 하기 바란다”라며 돌려보냈다고 한다. 


또 여승진이 살던 집 옆에 관에서 운영하는 마구간이 있었다. 항상 소란스럽고 냄새도 많이 나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이 마구간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명령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그는 단호하게 잘랐다. 


“개인의 편의를 위해 관이 운영하는 마구간을 옮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청렴하고 공명정대한 태도에 많은 사람이 그를 존경했다.


한편 고위급 관리였던 송계아(宋季雅)라는 사람이 퇴직하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새로 살 집을 구매했는데 바로 여승진의 옆집이었다. 


송계아와 여승진이 처음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던 중 여승진이 물었다.


“이 집을 얼마에 샀습니까?”


“1100만 금을 주고 샀습니다.”


여승진이 깜짝 놀라 말했다.


“아니, 이 집은 100만 금이면 살 수 있을 텐데 너무 비싸게 사셨군요.”


송계아가 웃으며 대답했다.


“100만 금에 집을 사고, 1000만 금에 이웃을 산 것입니다.”


여승진과 송계아는 이렇게 이웃이 되어 늘 함께하며 어울렸다. 훗날 여승진이 황제에게 추천하여 송계아는 형주 자사에 부임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한다. 


좋은 이웃을 얻기 위한 통 큰 투자가 큰 결실을 이룬 것이다. 이 이야기는 중국 남북조 시대의 역사를 기록한 《남사(南史)》라는 책에 실려 있다.


송계아의 말, ‘100만 금에 집을 사고, 1000만 금에 이웃을 산 것입니다’라는 한문으로 ‘百萬買宅(백만매택) 千萬買隣(천만매린)’이다. 여기에서 ‘천만매린’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왔다. ‘천만금으로 이웃을 산다’라는 뜻으로 이웃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말이다.


千 일천 천 / 萬 일만 만 / 買 살 매 / 隣 이웃 린


이웃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요즘 시대에는 그 의미가 다소 멀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웃 대신 친구나 직장 동료로 바꾸어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출처: http://www.epoch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9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