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쿵푸팬더' 속 수련문화

영화 ‘쿵푸팬더' 속 수련문화

주인공 ‘포’가 진정 물리쳐야 하는 건 마음 속 ‘집착’

   <쿵푸팬더> 영화 포스터(부분).(internet IMAGES)

<쿵푸팬더>시리즈와 <뮬란>시리즈는 서구 장편 애니메이션 가운데 중화문화를 가장 영향력 있게 표현한 작품들이다. 그러나 중화문화적 요소와 스토리를 단순히 서구 이념의 배경으로만 활용한  <뮬란>과 달리 <쿵푸팬더>는 중화 전통이념과 수련 문화를 제대로 표현해낸 작품이다. 

예컨대 <쿵푸팬더>는 ‘하루 스승이라도 평생 아버지와 같다(一日爲師,終生爲父)’는 ‘사부’의 개념을 등장시켰다. 서구 관객들은 포와 렛서판다 사부 간에 일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이론과 기예를 전수하는 스승과 진수를 전수받은 제자 사이에 존재하는 마치 부자 같은 끈끈한 사제 관계를 이해하게 된다.

포의 아버지들

쿵푸 마니아인 팬더 포의 아버지는 국수를 파는 거위다. 이처럼 황당한 스토리 속에는 중화문화 속 ‘인생무상’이라는 개념이 숨겨져 있다. 중화 전통문화에서는 현실세계의 모든 것이 실재하지 않으며, 부모나 친구들마저도 인연으로 연결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마치 다른 사람 집에 맡겨진 것과 같아서, 진짜 부모는 따로 있다고 보는 것이다. 팬더의 아버지가 거위라는 것, 이 차이는 포로 하여금 자신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를 탐구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팬더 포의 친아버지는 물론 팬더다. 2편에서 점쟁이 양 할멈이 그려내는, 흑과 백이 공존하는 팬더의 모습은 음양 부호를 상징한다. 팬더 부족은 전 세계 도교 수련문화의 발원지인 중국에서 전통 수련문화를 계승한 이들을 상징한다. 그렇기에 팬더 가족의 일원인 포는 연공(練功)의 기본기를 잘 갖추고 있는 셈이다. 서구 무기 문명과 정벌을 상징하는 흰 공작의 추격 아래 팬더들은 어쩔 수 없이 산 속 팬더 마을로 숨어든다. 중국 고대문화를 이어받은 수많은 수련자들이 서구 열강과 공산주의가 침입한 이후 민간 혹은 초야에 은거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포의 적수들

어떤 일이든 그것을 성취하려면 반드시 먼저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 세상의 규칙이다.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포가 수많은 난관을 맞닥뜨리는 것은 필연인 것이다. 포의 주요 적수들이 누구인지 살펴보자.

쿵푸 고수인 표범은 다섯 용사에 비해 실력이 월등할 뿐만 아니라 렛서팬더 사부가 몸소 가르친 제자이기도 하다. 가히 렛서팬더의 진정한 제자라고 할법한 표범은 그런데 심성이 호전적이라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그가 쿵푸를 연마하는 주된 목적은 신룡(神龍)이 돼 세계 최고로 군림하는 것이다. 이런 목적 때문에 표범은 결국 자심생마(自心生魔)해서 거북이 대사, 심지어는 자신을 키워주고 무공도 가르쳐 준 렛서팬더 사부도 공격하고, 거북이 대사에게 혈자리를 눌리고 갇혀 버리는 신세가 된다. 이 적수는 쿵푸 지수 별 세 개, 사악함 지수 별 세 개다.

표범은 오만하고 속이 좁고 질투심 강한 악당이다. 표범의 주된 역할은 쿵푸계를 파괴하는 것이다. 원래 쿵푸계에 속해 있었던 그의 사악한 점은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라는 데 있다. 그가 쿵푸를 연마한 목적은 쿵푸계에서 명예로운 지위를 차지하는 데 있었다.

하이테크 인재인 셴은 강한 정치적 야심을 가지고 있다. 하얀 공작인 셴은 서구 문화 가운데 사악한 부분을 상징하는데, 화려한 외모 이면에는 부모를 살해해 왕위를 찬탈하는 인륜 파괴, 늑대와 미친 소들을 졸개 삼아 곳곳에서 못된 짓을 일삼는 측면이 존재한다. 역시 어설프게나마 쿵푸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암살용 깃털 부메랑을 즐겨 사용하는 그는 세계 정복을 위해 하이테크 기술을 이용, 중국인들이 오락용으로 사용하는 화약을 무시무시한 위력을 가진 살상 무기로 탈바꿈시킨다. 이 적수는 쿵푸 지수 별 두개, 사악함 지수 별 네개다.

셴은 인류 사회로 치면 정치적 야심가 혹은 양심 없는 사업가 정도로 볼 수 있다. 그들은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한층 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표범보다도 더 악질이다. 근대에 서구 열강들이 중국을 침략했던 주요 목적은 중국에서 무역을 통해 이익을 얻기 위함이었다. 그들은 서구 문화 속의 그럴듯하지만 엉터리인 물건들을 중국에 다수 들여와 전통 문화를 파괴했고, 중화 대지의 부(富)와 자원을 약탈해갔다. 이 틈을 타고 공산주의 사교가 번져나갔고, 이는 중국 국민들에게 오늘까지도 이어지는 백년 간의 재앙을 초래했다.

영계 출신인 카이의 몸은 특수 재료로 만들어져 있다. 그는 원래 무공이 무척 뛰어날 뿐만 아니라, 기(氣)를 제외한 인간계의 무공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 연마해낸, 흡성대법(吸星大法)과 유사한 사술을 사용해 수많은 뛰어난 사부들을 굴복시키고 녹색 좀비로 만들어 자신의 통제 하에 뒀다. 

카이의 목적은 폭력을 써서 세상 모든 쿵푸 문파를 굴복시키고 영계와 현실 세계를 통치하는 것이다. 그의 계획이 성공할 경우 쿵푸는 철저히 파괴되고 말 것이며 온 우주에 크나큰 재난이 닥칠 것임에 틀림없다. 공력 지수는 별 다섯 개, 사악함 지수 역시 별 다섯 개다.

<성경 계시록> 등 역사에서 공산당을 영계의 사령(邪靈)으로 언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카이는 순도 100% 사령이다. 그의 사술은 사실 공산당의 세뇌술과 유사하다. 굴복당한 쿵푸 사부들은 마치 중국공산당 집권 과정에서 공산당에 기만당해 가입한 사회 엘리트들처럼 일단 가입하고 나면 냉혹하고 비정한 모습으로 변해, 사령에 복종하지 않는 친구들과 대립하며 서로 싸움을 벌인다. 이는 카이의 전술이기도 한데, 특정 인물들을 처리하고자 할 경우 그는 우선 좀비 전사들을 동원해 군중에 군중으로 맞선다. 

전투가 마무리될 때쯤 다시 자신의 사술을 사용해 상대방의 우두머리를 굴복시킨 후 자기 입맛대로 사용한다. 상대방이 굴복하지 않으면 파괴시킨다. 녹색 좀비들을 이끌고 제이드 팰리스를 공격할 당시 그는 지독한 질투심에 휩싸여 거북이 대사의 조각상을 부수고 제이드 팰리스를 파괴한다. 이 장면은 과거 중국공산당이 옛 풍습을 파괴하고 불상을 부수며 사원 등의 유적을 때려 부순 행위와 그대로 닮아 있다.

포의 가장 큰 적수는 사실 자기 자신이다. 상술한 적수들을 이기는 데 있어 포에게 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인성적 약점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약점이란, 첫 번째는 자괴감이고 두 번째는 혈육 간의 정이며 마지막은 생사(生死)다.

자괴감과 자만심은 인성의 동일한 약점이 발현되는 두 가지 방식이다. 자신에게 능력이 없을 때는 자괴감에 빠지고, 능력이 있을 때는 자만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포가 자만심 넘치는 표범을 이기려면 반드시 자괴감을 극복하고 평온한 마음가짐으로 오만한 표범을 상대해야 한다. 

냉혹하고 비정한 셴 앞에서는 혈육 간의 정에 집착하면 할수록 흰 공작의 화약에 의해 마음이 짓밟히고 만다. 혈육의 정을 내려놓아야만 비로소 냉정한 마음으로 빗발치는 포탄에 맞설 수 있게 된다. 카이가 미쳐 날뛸 수 있었던 것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용했기 때문이었다. 생사에 초연한 사람은 아무리 사령이라고 해도 어찌해볼 방도가 없다.

그러므로 난관을 통과하고 나아가 쿵푸 대사가 되려면 반드시 심신상의 시험을 제대로 거쳐야만 한다. 적수들을 물리치는 것은 포가 돌아가는 길에서 얻은 부수적인 성취에 불과하다. 신룡이 되기 위한 수련 과정에서 포가 진정으로 물리쳐야 할 것은 자기 마음 속에 있는 각종 집착이다.

출처: http://www.epoch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8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