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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장시성 도시 폭우피해 면한 비결은 '고대 배수시설'

장시성 도시 폭우피해 면한 비결은 '고대 배수시설'

지형 고저 차이 이용, 빗물을 자연적으로 흐르게 유도

  장시성 간저우(赣州)는 오래된 도시 배수시설 덕분에 홍수 피해를 피할 수 있었다. 사진은 2010년 6월 26일    간저우 시내 고성 벽면 위에서 홍수를 구경하고 있는 시민들. (EPOCHTIMES DB)


중국에서 최근 장강 중하류 유역과 장화이(江淮) 지역, 서남 동부 등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폭우가 쏟아졌다. 장시성 수리청(水利厅)에 따르면 7월 5일 오후 4시 장강 구강(九江) 구간의 수위는 경계선(20미터)을 0.89미터 초과한 상태였다. 장시성 수문국(水文局)은 직후 홍수 홍색 경보를 발령했다.


장시성 간저우시 내 각 현, 시에 폭우가 연일 이어진 가운데 적지 않은 수의 성, 진에서 홍수 피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간저우시 각지의 폭우 피해 상황을 보도하는 CCTV 뉴스 화면에는 홍수 피해를 입은 후이창(会昌)현, 간(赣)현, 위두(于都)현 등지의 상황이 담겨 외지에 나가 있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자신들은 무사하니 안심하라는 현지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천년 고성 간저우는 홍수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도시는 질서정연하게 유지됐고 평소와 같이 외출이 가능했다고 한다. 이는 간저우시의 오래된 배수 시설인 푸셔우거우(福壽溝)가 지반이 비교적 낮은 구시가지 내에서 여전히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청년보> 은 2010년 7월 보도에서 ‘홍수가 장시성 내 두 번째로 큰 도시인 간저우에 다다랐을 때 나타난 것은 다음과 같은 광경이었다. 어린이들은 성문 주변의 개울에서 즐겁게 물고기를 잡고 있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세차게 흘러가는 물가 옆에서 아무 일 없는 듯이 장사를 하고 있었다. ‘홍수’가 ‘재해’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중국에서 일어난 폭우와 도시 내 홍수로 인해 “하수도는 ‘도시의 양심”이라는 빅토르 위고의 말이 널리 공감을 얻고 있다. 사람들은 몇몇 국제 대도시의 환상적인 하수도에 대해 논하기를 즐겨하며, ‘지하 혈맥’이 막힘없이 흐르도록 유지해줄 뿐만 아니라 지하 박물관을 지어 관광객에게 개방하기도 한다. 그러나 장시성 간저우에도 칭찬할 만한 지하 수리시설 푸셔우거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푸셔우거우 내벽 모습.(INTERNET IMAGES)푸셔우거우 내벽 모습.(INTERNET IMAGES)

청나라 동치(同治) 연간 간저우 시내의 푸셔우거우 배치도.(DATA PHOTO)청나라 동치(同治) 연간 간저우 시내의 푸셔우거우 배치도.(DATA PHOTO)

송나라 때 지어진 푸셔우거우는 도로의 배치와 지형상의 특징에 의거해 지어졌으며 구역별 배수라는 원칙에 따라 두 개의 간선 배수도 시스템을 갖췄다. ‘푸셔우거우(福壽溝)’라는 이름은 이 두 갈래 하수도의 형상이 마치 전서체로 쓴 ‘복(福)’과 ‘수(壽)’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에서는 수많은 도시들이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를 입었으나 마찬가지로 폭우의 습격을 받은 간저우시 만은 ‘침수 피해 차량 제로’였다. 길이 12.6킬로미터의 푸셔우거우는 거의 천 년에 가까운 세월 내내 이 일대의 안녕을 수호해 왔다. 이에 따라 간저우 시 주민들은 손수 푸셔우거우를 설계하고 군중을 이끌어 건설하도록 한 당대의 지주(知州) 류이(刘彝)를 존경해 왔으며, 현재 간저우시 청베이(城北)의 송성공원에는 류이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푸셔우거우의 설계는 확실히 여러 가지 독특한 특징을 갖추고 있다. 외관부터 보면 푸셔우거우는 간저우 구시가지 내의 세 가지 연못(봉황지(凤凰池), 금어지(金鱼池), 시마지(嘶马池) 및 청수당(清水塘), 하포당(荷包塘), 화완당(花园塘) 등 수십 개의 못과 연결되어 있는, 여전히 살아 있는 수계다. 폭우가 내리면 푸셔우거우는 빗물의 유량을 조절, 하수도가 넘치는 것을 완화해 준다. 이들 연못들은 강물이 역류할 경우에는 천연 저수지로 기능한다. 한편 내부 구조를 살펴보면 물이 나오는 부분에 ‘수창(水窗) 12개를 만들어 물이 불어나는 추세를 살펴 열고 닫음으로써 수재를 막았다’.


수리 전문가들의 해설에 따르면 수창의 설계에는 과학 기술이 집약되어 있는데, 그 원리는 무척 간단하다. 수위가 수창보다 낮을 때는 하수도의 수력을 이용해 수창을 열어서 물을 배수한다. 수위가 수창보다 높을 때는 강물의 힘을 이용해 수창을 바깥에서 닫음으로써 물이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 설명에 따르면 푸셔우거우가 지어진 후로 거의 천 년 가까운 시간 동안 간저우 구시가지에는 대홍수가 일어난 적이 없다고 한다.


고대 수리 시설인 푸셔우거우는 여전히 인류에게 이로움을 주고 있는 동시에 문화 표지로서 도시의 분위기와 풍모를 표현하고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이 위대한 수리 시설에 담겨 있는 지혜에 탄복할 뿐만 아니라 선조들의 경지와 노력에 감동을 받는다. 예로부터 각 시대별, 왕조별로 수리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았는데, 강물을 다스리고 홍수 피해를 방지하는 것은 무척 노력이 많이 드는 일로서 눈앞의 성과에 급급해서는 안되고 성과에 따른 ‘커미션’이 있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수천, 수만 명의 인력을 조직하고 시간과 정력, 금전을 들여 백성들을 이롭게 하고 일대의 안녕을 수호한 류이의 풍모와 정신적인 경지는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다. 그의 동상을 참배하는 이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 것은 오늘날 일반인들의 생활과 일상생활 속에 이미 깊이 스며든, 푸셔우거우에 담긴 정신적인 요소가 이 도시의 정신적인 표지로 자리잡은 것을 보여 준다.


천 년 전 옛 사람들이 건설한 지하 배수 시스템인 푸셔우거우는 오늘날까지도 기능하고 있는 ‘살아있는 문물’이다. 한편 이에 걸맞도록 간저우 고성의 설계 전반에도 역시 홍수를 방지하기 위한 식견과 고민이 담겨 있다. 간저우에 도착, 푸셔우거우의 신비를 탐색하다보면 우리 눈앞에 나타나는 것은 옛 사람들이 도시 수계의 정상적인 운영과 ‘장수’를 위해 고민한 흔적이자 선조들이 남겨준 무형의 유산이다.


푸셔우거우는 송나라 중엽에 완공되었다. 동치 시기의 현지(县志)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남아 있다. “복(福)과 수(壽) 두 하수도는 옛 사람이 성 안의 물을 통하도록 하기 위해 뚫은 것으로서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다. 혹자는 군수 류이가 만든 것이라고도 한다. ”북송 희녕(熙宁) 연간에 간저우 지군(知军)으로 있었던 류이는 도시의 규모와 거리의 배치, 지형상의 특징에 의거해 푸거우와 셔우거우를 완성했다. “셔우거우는 도시 북쪽의 물을 받고, 동남쪽의 물은 푸거우를 통해 배출”했으며, “가로세로로 질서 정연하게 얽혀 있었다”. 푸거우와 셔우거우는 각각 모은 물을 공강(贡江)과 장강(章江)으로 배출했다. 두 하수도의 이름은 그 형상이 전서체로 쓴 ‘복’, ‘수’ 두 글자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은 것이다.



(INTERNET IMAGES)(INTERNET IMAGES)

푸셔우거우에 담긴 지혜

푸셔우거우의 훌륭함은 그 실용성뿐만 아니라 고대인들의 오묘한 사유를 표현해냈다는 데 있다.


첫 번째 사유는 외부의 힘을 빌려 상황에 따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푸셔우거우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천연 지형의 고저지차를 이용, 자연적인 흐름을 유도함으로써 도시 내부의 빗물과 오수를 강 및 연못으로 배출함으로써 현대인들처럼 양수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두 번째 사유는 전체적인 국면을 살펴 효과를 최대화한다는 것이다. 푸셔우거우는 성 안의 세 가지 큰 연못 및 수십 개의 작은 연못과 연결되어 있어 저수지, 양어(養魚), 관개 및 오수처리라는 종합적인 효과를 거두고 환경 친화적인 생태계 순환고리를 형성했다.




출처: http://www.epoch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7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