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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마음의 감옥

마음의 감옥



중국 속담 중에 ‘외면은 내면에 의해 형성된다(상유심생, 相由心生)’라는 말이 있다. 평소의 마음가짐에 따라 겉모습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앙심을 품은 채 살아가는 사람은 깨끗한 본성을 더럽히는 자학행위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타인에 대한 원한이 커지면 커질수록 자신 역시 고통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는 내면의 더러움을 정화시키고 자신을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킨다. 유년기에 겪었던 상처를 극복하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되찾은 소녀의 이야기를 여기에 소개한다.



소녀는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렸는데, 꿈속에는 많은 사람이 어두운 방에 갇혀 있었다. 문은 녹슨 사슬로 폐쇄돼 있어서, 그 안에 갇힌 사람들은 나가게 해달라고 소리쳤다. 소녀는 이 악몽에서 깨어날 때마다 가슴 언저리가 답답했다. 소녀의 마음은 꼬이고 꼬여 결국 병에 걸렸다.


어느 날 소녀는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스님이 산 너머에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스님에게 병의 근원인 악몽에 대해 털어놓자, 스님은 "너의 병은 난치병이 아니다. 이 황금 열쇠를 줄 테니 목에 걸고 다녀라. 그리고 악몽을 꿨을 때 이 열쇠로 문을 열고 방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라. 그러면 병도 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녀는 감사의 말을 드린 뒤 황금 열쇠를 목에 걸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여느 밤처럼 악몽을 꾸게 되었다. 소녀는 스님의 말을 떠올리며 갇힌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에 달린 창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거기에는 어머니를 욕한 이, 이웃을 괴롭힌 이, 그리고 어린 시절 그녀를 악취 나는 도랑에 빠뜨려 익사시키려 한 이도 있었다. 그녀는 황금 열쇠로 문을 열고 싶지 않았다. ‘이 사람들은 죄를 저질렀으니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반년이 지났다. 스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던 탓인지 소녀의 병은 점점 악화됐다. 소녀는 스님을 다시 찾았다. 스님은 "오늘밤 또 같은 악몽을 꾸면 반드시 문을 열어라.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그렇지 않는다면 문에 감긴 사슬이 녹슬어 영영 열 수 없을 것이다"라고 일러주었다. 소녀는 이번에야말로 열쇠로 문을 열겠다고 결심했다. 

 

밤이 되자 여자는 악몽을 꾸었고, 별다른 생각 없이 용기를 내어 열쇠로 녹슨 사슬을 풀었다. 갇혔던 사람들이 다투어 밖으로 쏟아졌다. 소녀가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자 한 여자가 천천히 다가왔다. 소녀는 여자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어디에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여자는 산발에 얼굴은 더러웠고 눈은 멍하게 풀려 있었다. 소녀는 불쌍한 마음으로 그 여자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윽고 그 여자가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잠시 후 눈부신 빛이 소녀를 비추자 식은땀이 흘렀다.


이때 난데없이 스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남을 가두는 것은 자신을 가두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신의 과거를 쇠사슬로 묶어두면 자신의 마음도 녹슬고, 원망과 고민만 어두운 방에 쌓인다. 자, 마음의 창을 열고 빛을 비춰 어두운 방을 밝혀라"


이후 납처럼 무거웠던 몸은 가벼워졌고 반짝이는 눈, 발그레한 뺨 등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마음 속 감옥을 밝힘으로써 병에서 말끔히 벗어나게 된 것이다.

 



출처: http://www.epoch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5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