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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잡념이 없이 정신이 맑고 차분한 상태에서 순간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을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고 합니다.
흔히 인터넷에서 ‘정신줄 챙겨’ 할 때의 정신줄과 살짝 가깝습니다. 선천적으로 정신줄을 잘 잡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요.
마음챙김이 완전히 타고나는 것만은 아닙니다. 미국의 심리학자들이 한 연구에 따르면, 후천적으로 마음챙김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미시간 주립대학의 심리학자들은 마음을 심란하게 하는, 파괴적인 장면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고 뇌 활동을 기록하는 실험을 2016년에 했습니다.
선천적으로 마음챙김을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로 구성된 피험자들은 실험에 앞서 명상하는 법을 연습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두 종류의 사람들 모두 심란한 사진을 보고 나서 뇌 활동을 측정받았더니 부정적인 감정과 관련된 부분의 활성화가 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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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명상하는 법을 연습하고 난 후에는 선천적으로 마음챙김을 잘하는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 모두 부정적인 감정의 발생을 잘 조절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이 실험결과를 담은 연구는 국제 신경과학 학술지인 ‘프론티어 인 휴먼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에 소개됐습니다(관련링크).
연구팀의 얀리 린(Yanli Lin) 수석연구원은 “우리의 발견은 명상이 정서적 건강을 증진할 뿐만 아니라, 타고난 능력과 상관없이 명상으로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냥 연습이 좀 필요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명상을 잘하려면 마음챙김을 잘해야 하는데, 마음챙김을 잘하려면 명상이 도움이 된다(?). 이거 순환논법의 오류 아닌가요?
마음챙김과 명상은 비슷한 점이 있지만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미국의 건강전문가 베스 부진스키는 “명상은 일종의 활동”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나의 뇌에 고요해지기, 집중하기, 생각과 감정을 인식하고 다루는 법을 가르치는 활동이라는 겁니다 .
부진스키는 “오늘날 눈만 들면 시선을 끄는 비주얼, 귀를 사로잡는 사운드 등 자극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명상은 잠시나마 자신의 눈과 귀, 마음과 몸을 휴식하게 하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규칙적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물론 명상을 하려면 어느 정도 의지력이 필요하다. 불교신자들이 명상 센터와 사찰을 짓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방해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방해받지 않는 환경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스마트폰 명상앱도 있습니다.
반면 마음챙김은 활동이 아니라 존재의 상태입니다. 매 순간을 인식하고 그 순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노력하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마음챙김은 고독이나 음악 또는 가르침이 필요 없습니다. 미시간 주립대 심리학자들의 실험에 참가했던 사람들처럼, 어떤 사람은 마음챙김이 전혀 없이 명상을 잘 할 수도 있습니다.
명상 전문가인 존카밧진(Kabat-Zinn) 박사는 마음챙김에 대해 “경험의 순간과 순간 사이에 펼쳐지는 생각이나 감정 및 감각에 의도적으로, 그리고 비판단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명상은 마음챙김에 도움이 되지만, 명상하기 위해 꼭 마음챙김이 필요한 것은 아니란 겁니다 .
그런데 마음챙김을 왜 하느냐고요? 명상과 마음챙김은 인간관계 개선, 불안감·우울증 감소, 스트레스 완화 등에 혜택이 많다고 합니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팍팍해진 일상에서 마음을 휴식하게 하는 약간의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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