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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요모조모

‘저승사자가 사람을 잘못 잡아가다’

‘저승사자가 사람을 잘못 잡아가다’


지옥에서 죄업을 비추는 '업경'의 모습(쌍봉사 명부전)


천덩전(陳登珍)은 중국 강북(江北) 사람으로 28세 때 중국의 문화대혁명을 만났다. 그는 당시 공산당의 세뇌를 받아 대부분 젊은이와 마찬가지로 철저한 무신론자가 됐다.


어느 날 천덩전은 아무런 징조도 없이 갑자기 사망해 부모를 매우 비통하게 했다. 입관할 때 모친은 천덩전의 손이 가볍게 떨리는 것을 보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가족들은 놀라 천덩전의 몸을 만져보니 몸이 굳어지지 않고 부드러웠다. 자세히 관찰해 보니 천덩전의 얼굴은 마치 잠자는 것 같았는데 호흡이나 심박동이 없을 뿐이었다.


사람들은 이상한 일이라고 했고 부모는 차마 아들을 즉시 매장할 수 없어 시신을 집안에 남겨 두고 사람을 시켜 지키면서 기적이 일어나기를 희망했다.


마침내 3일 후 그는 얼굴색이 점점 홍조를 띠더니 얼마 안 되어 깨어났다. 마을 사람들은 놀라고 기뻐하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즉시 “저승사자가 사람을 잘못 잡아간 것입니다. 제가 아니라 다른 천덩전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무슨 일인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자 천덩전은 자세히 설명했다.


지옥변상도(江逸子)

“제가 죽은 후 몽롱한 채로 두 명의 저승사자에 이끌려 한참 동안 길을 걸었습니다. 어느 곳에 도착했는데 많은 사람이 줄을 지어 있었습니다. 어느 판관 같은 사람이 장부를 들고 점호를 하는데 다른 몇 명의 하급 관리 역시 매우 바빴습니다. 어떤 사람이 ‘천덩전!’하고 부르자 저는 얼른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판관은 저를 한번 살펴보더니 의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제게 몇 살인지, 집은 어디인지 물어보았고 저는 일일이 대답했습니다. 그 판관은 좀 이상한 듯 말했습니다. ‘자넨 올해 겨우 28살인데 이 장부에는 68세로 되어 있는 걸 보니 아마 착오가 있는 듯하군. 내가 다시 조사해봄세.’


그러면서 몇 명 판관이 장부를 골라내 자세히 대조해보았습니다. 잠시 후 그 판관은 고개를 들고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잘못 잡아왔군! 잘못 잡아왔어! 진노원(陳老院)의 천덩전이지, 진소원(陳小院)의 천덩전이 아니야!’ 그러면서 얼른 저승사자를 시켜 저를 이승으로 돌려보내라고 했습니다.”


지옥변상도(江逸子)

사람들은 천덩전의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는 문화혁명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인지라 이런 일은 모두 미신으로 여겨져 비판을 받았으므로 사람들은 이 사실을 듣고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천덩전이 죽었다 살아난 일은 조용히 확산됐다.


어떤 사람은 믿지 않고 어떤 사람은 반신반의했다. 어느 호사가가 여러 곳을 잘 알아보았는데 마침내 진노원이란 곳이 진소원에서 몇십 리 떨어진 곳에 있음을 알아내고 사람을 시켜 알아보았더니 그곳에 확실히 천덩전이라는 노인이 있었고 얼마 전에 병으로 죽었는데 그때 나이가 68세였다고 한다.


그 호사가는 감탄했다. “알고 보니 윤회와 인과응보는 확실히 존재하는구나!”


수십년이 지났으니 천덩전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 매우 적어졌다. 2012년 설날에 고향에 갔을 때 어느 나이 드신 분이 이 일을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내가 기록해놓았다.



출처: https://www.ntdtv.kr/people-culture/tradition/%EC%A0%80%EC%8A%B9%EC%82%AC%EC%9E%90%EA%B0%80-%EC%82%AC%EB%9E%8C%EC%9D%84-%EC%9E%98%EB%AA%BB-%EC%9E%A1%EC%95%84%EA%B0%80%EB%8B%A4.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