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요모조모

아동학대...“DNA 변형 유발한다?”

wowgood 2018. 10. 10. 12:05

아동학대...“DNA 변형 유발한다?”


     출처=셔터스톡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아동학대가 피해 아동의 DNA 변형을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DNA 변형은 그 후손에까지 전해질 수 있다고 설명해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소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한 이번 공동 연구는 아동학대와 같은 아동기 트라우마가 피해 아동에게뿐만 아니라 그 후손의 건강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하버드대 안드레아 로버트 박사 연구팀은 아동학대가 피해 아동의 유전 물질상에 나타날 수 있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대와 공동으로 장기적인 추적 연구를 진행했다. 저널 ‘트렌스레이셔널 사이콜로지’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동학대와 DNA 변형은 깊은 상관관계가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34명의 남성 중 22명이 유년 시절 아동학대를 경험했다. 참여자들의 DNA에 ‘메틸화 반응’ 화학 처리를 한 결과 학대 경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없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분자 단위 12곳에서 분명한 차이점을 나타냈다.


메틸화 반응


메틸화 반응은 ‘메틸기’라 불리는 화합물이 인간의 DNA에 결합해 DNA 발현에 영향을 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메틸기는 탄소 원자 1개와 수소 원자 3개로 이뤄진 화학물질로 DNA 분자에 붙어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


이렇게 변형된 DNA는 정자를 통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질 수 있기 때문에 아동학대와 같은 트라우마가 한 가문의 후대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이다.


로버트 박사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라우마가 후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행동 기제가 상당히 많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라우마가 정신적 외상을 입은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며 "트라우마는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남기며, 이러한 정신 건강의 문제는 결국 육아 및 아이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다”라고 덧붙였다.


여러 세대에 걸친 장기적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을 피할 순 없으나,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어미가 일찍부터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건강상 문제가 있는 새끼를 낳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후대에 미치는 영향


로버트 박사는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도출한 매우 유의미한 결과로 보자면, 유년기 스트레스 요인이 정자에 상처를 남기고, 이는 곧 후손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데 특히 불안 행동을 유발한다”며 연구 결과를 밝혔다.


그는 이전 연구에서 외상 스트레스와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소화기 질환, 섬유근육통, 만성피로증후군, 근골격계 장애와 같은 다양한 건강문제의 상관관계를 설명했었다.


이번 연구는 학대당한 아이의 후손이 동일한 위험요소 일부를 유전적으로 물려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로버트 박사는 여성 아동 학대에 대한 영향을 연구하기도 했는데, 연구 결과 아동기에 학대를 받은 여성은 성인이 되어 자폐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유전의학과의 마이클 코버 교수는 이번 하버드대학교 공동연구의 책임 저자이다.


아동기 환경과 경험이 DNA 변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코버 교수는 언젠가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아동학대 피해자를 찾아낼 수 있게 돼 과학자가 법정에서 증언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버 교수는 ‘메디컬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메틸화 과정은 범죄 수사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조사관이 용의자가 남기고 간 DNA 샘플로 용의자 나이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메틸화 반응과 아동학대 간 상관관계를 통해 학대 발생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로버트 박사는 연구의 결과가 유의미해도 아직 그 수준이 초기에 머물러있음을 분명히 했다. 아동 학대 피해자의 정자 세포가 변형돼도 과연 후손에게 영향을 미칠지, 미친다면 어떤 영향일지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이루어지면 엄청난 유전자 변화가 일어나며, 메틸화 반응의 대부분은 일시적으로나마 사라진다. 하지만 연구를 통해 정자의 분자지표를 확인한 것은 아동학대가 학대 아동 후손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유의미한 성과라고 본다.”



출처: http://www.epoch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9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