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친구가 남기고 간 위대한 선물, ‘생명’

단짝 친구가 남기고 간 위대한 선물, ‘생명’

                                                   shutterstock

새벽 3시, 제인은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시간에 전화가 온 것은 병원에 입원 중인 딸 모니카의 응급상황을 의미할 수 있어서였다. 역시 병원에서 온 전화였다. 모니카가 그토록 기다리던 이식용 폐가 지금 헬기로 운송되고 있어서 1시간 후에 수술할 예정이니 빨리 병원으로 오라는 거였다.

제인은 급히 남편과 함께 병원으로 달려갔다. 이제 딸아이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으로 가슴이 뛰었지만, 어쩌면 영원히 딸아이를 잃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순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딸의 생명은 선택의 여지없이 수술뿐이었다.

헬기가 도착하기 전에 병원에서는 이미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기다렸다. ‘한 생명의 주검이 다른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가?’는 신의 뜻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1분 1초를 다투는 순간이었다. 제인은 혹여 자신이 심장마비라도 일으키면 딸의 수술을 방해할까 봐 미리 심장약을 먹었다.

그래도 수술이 성공할 거라고 믿는 딸의 모습을 보니 약간은 위로가 됐지만, 모니카의 몸에 달린 산소마스크와 의료장비들을 보니 여전히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는 의료장비들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해야만 했다.

모니카의 ‘폐 이식’을 처음 신청했을 때 순서가 19번째였다. 즉, 18명에게 먼저 기회를 준 뒤 모니카의 차례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장기를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지금까지 이식한 후 체내에서 폐가 생존하는 기간은 불과 7년이라고 했다.

건강하게 태어난 모니카는 자라면서 고집이 세고 성격이 강했지만, 머리가 총명했을 뿐만 아니라 운동신경까지 뛰어나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스포츠의 달인이었다. 그러나 대학생이 되고부터 감기를 달고 살았고 대학원에 들어가서는 점점 쇠약해졌다. 사법시험에 합격했어도 변호사 활동을 전혀 할 수 없을 만큼 그녀의 폐는 점점 기능을 잃어갔다. 처음에는 작은 산소 가방을 휴대하고 다녔지만, 차츰 큰 산소통에 의지했고, 결국 온종일 의자나 침대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무사히 이식 수술을 마치고 나온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딱 맞는 폐를 이식한 적이 없습니다. 폐의 크기가 마치 모니카에게 맞춤 제작된 것 같았고, 믿기지 않을 만큼 각종 생리적 조건, 예를 들면 폐의 생존에 필요한 수십 가지의 검사치도 완벽하게 맞았어요. 마치 신이 모니카를 위해 또 하나의 완벽한 폐를 만든 것 같았어요. 하루나 이틀 결과를 지켜본 뒤 모니카는 집중치료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것입니다."

제인이 우리 병원에 와서 모니카의 수술 경과를 말하는 동안에도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제인과 모니카 모녀는 나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한 사이로, 모니카의 수술이 성공적이라는 말을 듣고 정말 기뻤다. 나는 "폐를 제공한 사람을 아세요?"라고 물었고 제인은 모른다고 대답했다.

2주 후 제인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다시 우리 병원을 찾아왔다. 순간 모니카의 병세가 악화한 줄 알고 가슴이 덜컥했는데 뜻밖의 소식을 전하는 거였다. "모니카에게는 제니퍼라는 소꿉친구가 있었는데, 둘은 뭐든지 함께 했고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어요. 성격이 밝았던 제니퍼는 자전거, 수영, 달리기는 물론 어떤 운동이든 잘했어요."

"그러나 내가 모니카 아버지랑 이혼하고 새로 직장을 구해서 이사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니퍼와 헤어지게 된 모니카는 계속 슬퍼했어요. 모니카의 건강이 악화한 것은 제니퍼와 헤어진 후였어요. 둘은 계속 편지를 주고받다가 모니카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서로 연락이 끊어졌어요. 제니퍼가 모니카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 자신은 지금 자선모금을 위해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고요."

"뜻밖에 어제 제니퍼의 부모에게서 편지가 왔어요. 제니퍼가 철인3종경기 중 자전거 사고를 당했는데, 몸이 튕겨 나가 바위에 머리를 세게 부딪쳐 의식불명이 됐다는 겁니다. 그 뒤 20일 넘게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해요. 결국 의사가 식물인간으로 진단하고 불과 며칠 후 제니퍼는 세상을 떠났답니다. 제니퍼가 철인3종경기에 참여한 것도 모니카가 하루빨리 건강한 폐를 가질 수 있도록 모금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쓰여 있었고요."

제니퍼가 사망한 것은 2주 전 새벽 3시 제인의 집에 전화벨이 울린 그 시각이었다.

모니카는 이제 건강한 사람을 부러워하며 침대에 누워있던 과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하지만 모니카의 건강을 기원했던 단짝 친구, 제니퍼의 폐가 자기 몸속에서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을 모니카는 알지 못한다.

이 이야기를 들은 후 혼자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인연이란 사람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미 신(神)의 뜻에 의해 정해져 있었던 건 아닐까?’

출처: http://www.epoch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4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