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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요모조모

스마트폰 OUT, 폴더폰 IN … "우리에겐 연결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스마트폰 OUT, 폴더폰 IN … "우리에겐 연결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


     홀리 파커(Holly Parker) 하버드대학 심리학 교수는 “폴더폰 사용이 일과 삶의 경계를 구분 짓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Chung Sung-Jun/Getty Images)



스마트폰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폴더폰은 이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물건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버리고 구식의 폴더폰을 다시 사용하고 있는 어느 젊은 여성은 “깊은 감명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매우 유익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2007년 애플이 1세대 아이폰을 내놓은 후 11년이 지났다. 스마트폰은 이제 세상 사람들의 생활 습관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어린 자녀부터 노인들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일어나자마자 하는 첫 번째 일은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고, 자기 전 마지막으로 하는 일도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현재 만연한 스마트폰과 인간의 비정상적인 유대를 ‘주종 관계’로 정의했는데, 그만큼 스마트폰이 인간의 삶을 일정 부분 지배해버리고 빼앗아 간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스마트폰 중독이 자신의 삶과 정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깨달았고, 이에 따라 스마트폰을 해지한 후 다시 구식 폴더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2007년 애플이 1세대 아이폰을 내놓은 후 11년이 지났다. 스마트폰은 이제 세상 사람들의 생활 습관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Fotolia)

스마트폰 버린 뒤에는 적응 기간 필요해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의 7월 19일자 보도에 따르면, 케이티 리드(Katie Reid, 29세)는 올해 2월 스마트폰을 버리고 폴더폰을 구매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내 몸 안에서 무언가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리드는 이러한 ‘환각지(신체 일부가 절단된 후에도 마치 그것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는 한 달 정도 지속될 수 있지만, 일단 적응 기간이 끝나면 자유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폴더폰은 스마트폰처럼 사람을 지배하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러한 변화를 인내할 수 있도록 스스로 천천히 긴장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볼티모어의 한 남학교에서 디지털 미디어 분야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리드는 “만약 스마트폰이 자신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 한번 시험해보라”며 스마트폰 중독 자체 진단을 제안했다. 리드 자신도 각종 SNS를 끊임없이 들여다보면서 불안감과 슬픔을 느끼는 자신을 어느 순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후 리드는 그녀의 스마트폰에서 SNS 어플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이 조치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으나, 강박감이나 불안감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면 폴더폰 사용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 매체 ‘이니티움 미디어’가 인터뷰한 가정주부 레이븐(30세 미만) 씨는 “스마트폰이 막 등장했을 시기에는 해당 제품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입력 버튼이 매우 큰 옛날 휴대전화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븐은 2~3년 전 스마트폰이 고장이 난 이후로 휴대전화 없이 살아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그녀는 “돌이켜보면 여전히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없는 생활, 결코 불편하지 않다


리드는 폴더폰에 GPS 기능이 없는 것을 가장 걱정했다. GPS 기능이 없으면 집을 나서기 전 지도를 외워야 하고, 필요한 부분을 출력하거나 로드맵을 작성하는 등 미리 계획을 세워야하기때문이다. 리드는 “나는 운전을 하기 위해 지도도 샀다”고 밝혔다.


그녀는 “가끔 길을 잃는 실수를 할 수도 있다”고 전하며 “그러나 미국 성인들의 약 80%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여차하면 그들에게 길을 물어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리드는 태어난 지 일 년이 된 딸을 위해 생일파티를 열었다. 그녀는 “나는 파티가 진행되는 내내 사진 한 장 찍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그녀는 다른 사람이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리드에게 폴더폰이 가진 가장 귀찮은 점에 대해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 불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함은 그녀가 전화를 더 자주 걸도록 유도한다.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3C(컴퓨팅, 통신, 가전기기)’ 제품 또한 레이븐의 삶에서 천천히 빠져나가고 있다. 현재는 최소한 식사를 할 때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따라서 먹는 행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그녀는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점점 더 스마트기기 사용을 줄여나갈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런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집을 나서기 전 지도를 외워야 하고, 필요한 부분을 출력하거나 로드맵을 작성하는 등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Fotolia)

‘뇌가 쉬는 시간’은 ‘24시간 온라인’보다 훨씬 중요


‘뉴욕 타임스’는 “스마트폰을 없애면 사회활동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당신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주위 사람들은 당신을 비웃거나 당신 앞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에 더해 당신이 과학기술을 싫어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리드는 과학기술을 멀리하려는 게 아니다. 그녀는 컴퓨터 앞에서 매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만, 단지 스마트폰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뿐이다. 리드는 “과거에는 언제든지 다른 사람들의 연락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나는 모든 메시지에 억지로 답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BBC는 시가 총액 12억 달러(한화 약 1조3400억 원) 규모의 ‘셔터스톡(Shutterstock)’에서 일하고 있는 뉴욕의 젊고 유능한 관리인 대니 그로너(Danny Groner, 32세) 씨를 인터뷰했다. 그로너는 여러 첨단 과학기술에 둘러싸여 있지만, 스마트폰을 버리는 순간 많은 이점이 따라온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됐다.


그가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바깥세상과 연락하는 유일한 도구는 오직 전화 및 문자메시지 기능만 탑재돼 있는 구식 폴더폰이다.


그는 “나는 매일 13시간이 넘도록 모니터를 쳐다보며 지낸다”며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추가적인 4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스마트기기 사용으로 인해 누적되는 피로를 경계하는 것이다.


테디 웨인(Teddy Wayne) ‘뉴욕 타임스’ 기자는 ‘뇌가 쉴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24시간 연결돼 있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폴더폰, 다시 삶으로 들어오다


애플의 5대 주주인 워렌 버핏(Warren Buffet)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Inc) 회장과 스티븐 슈워츠먼(Stephen Schwartzman) 블랙스톤 그룹(Blackstone Group) 회장 또한 폴더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 7일 버핏 회장은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의 ‘스쿼크 박스(Squawk Box)’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선물 받은 제품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뜯어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BBC는 홀리 파커(Holly Parker) 하버드대학 심리학 교수의 말을 빌려 “폴더폰 사용은 일과 삶의 경계를 구분 짓는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데이비드 라이언 폴거(David Ryan Polgar) 변호사 겸 과학기술윤리학자는 “대중이 스마트폰에 종속된 자신을 발견함에 따라 폴더폰이 다시 인간의 삶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폴거는 또 “과학기술에 일가견이 있음에도 폴더폰을 쓰는 사람, 일부러 스마트폰을 포기한 사람 모두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주말에 조용한 곳에서 차분하게 즐길 수 있고, 휴대전화를 자주 들여다 볼 필요가 없다.(fotolia)

다국적 컨설팅 회사 ‘엑센츄어(Accenture)’의 최고 인사관리 책임자인 엘린 슈크(Ellyn Shook)는 2015년 여름 폴더폰을 구매했다. 그는 직장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잠시 이 폴더폰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 방법을 도입한 후 그녀는 주말에 조용한 해변을 차분하게 즐길 수 있게 됐고, 그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자주 들여다 볼 필요도 없어졌다.


일각에서는 심지어 “사람들이 망설임 없이 스마트폰을 끌 수 있도록 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랑스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를 법으로 정한 첫 번째 국가다.



출처: http://www.epoch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7451